2017년 3월 10일


상습정체구간이던 안국역 방면의 율곡로가 텅 비었다.


우회하는 차량들


창덕궁 입구에서부터 겹겹의 차벽이 들어서 있다.


안국역 사거리를 기준으로 남쪽에는 탄핵 반대 집회, 서쪽에는 찬성 집회, 중앙에는 경찰본부가 자리잡았다.


웅장한 스피커의 위용을 뽐내는 탄핵 반대 집회


경찰들은 장비를 준비하고


기자는 멘트를 준비한다.


북촌 방향


중국 관광객이 싹 사라진 관계로 상대적으로 일본 관광객이 눈에 많이 띈다.


찬반 시위대의 충돌을 막기 위해 경찰은 안국동 일대의 좁은 골목까지 꼼꼼히 막았다.


탄핵 찬성 집회


대형 전광판의 사운드가 연결되고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결정문을 읽기 시작했다.


"국회 탄핵소추 가결 절차에 어떠한 흠결도 없다"

 

"탄핵 결정에는 재판관 6인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고, 7인 이상이 출석하면 사건을 심리할 수 있다."

 

"9인의 재판관이 재판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주장은 심리를 하지 말라는 것으로, 헌정 위기를 방치하자는 얘기"

 

"박 대통령이 문건 유출을 비난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세계일보에 구체적으로 누가 압력을 행사했는지 분명하지 않고"

 

"대통령이 간여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는 없다"

 

"세월호 사고는 참혹하기 그지없으나"

 

"참사 당일 대통령이 직책을 성실히 수행했는지 여부는 탄핵절차 판단 대상이 되지 않는다"

 

"재난 상황이 발생했다고 해서 대통령이 직접 구조활동에 참여하는 등 구체적이고 특정한 행위 의무까지 바로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다."

 

"대통령의 지시와 방치에 따라 직무상 비밀에 해당하는 문건이 최씨에게 흘러간 것은 국가공무원법 비밀 엄수 의무에 위배된다."

 

"미르, K스포츠재단의 임직원 임면과 사업 추진, 자금 집행, 업무 지시 등 운영에 관한 의사결정은 박대통령과 최씨가 했다"

 

"대통령 지위 권한을 남용한 것은 헌법과 국가공무원법, 공직자윤리법을 위반한 것이다"

 

"최씨의 국정 개입 사실을 철저하게 숨겼고, 그에 관한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이를 부인하며 오히려 의혹 제기를 비난했다. 국회 등 헌법기관의 견제나 언론에 의한 감시장치가 제대로 작동될 수 없었다"

 

"대면조사 요구, 청와대 압수수색 등에 응하지 않았으며, 법 위반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의지도 없었다. 헌법과 법률 위배 행위가 재임 기간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이뤄졌다"

"대통령의 헌법 수호 의지가 드러나지 않았다. 박 대통령 파면을 통해 얻을 헌법 수호의 이익이 압도적으로 크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나는 환희와 탄성이 떠나지 않는 탄핵찬성 집회장을 뒤로하고

 

차벽의 미로와 지하도를 통해 탄핵반대 집회장으로 들어섰다.

 

침울한 분위기 속에서

 

고성과 욕설이 터져나오고 있었다.

 

"여러분의 바람대로 지금 당장 차벽을 뚫고 헌재로 갑시다."

 

나는 취재를 하던 도중 두 번의 제재를 받았고 결국에는 거칠게 등을 떠밀리며 안국역 출구 쪽으로 쫓겨났다.

 

집회 참가자들에게 맞아 머리가 찢어진 기자도 있었다.

 

 

 

경찰 버스에 오르는 집회 참가자와 이를 막는 경찰

 

태극기로 경찰을 공격하고 있다.

 

안국역으로 들어가 보았다.

한 시민이 뒤돌아 서서 "여기로 못 갑니다, 오지 마세요"라고 소리치고 있다.

 

헌법재판소 쪽 출구로 나가려던 시민과 경찰의 대치 점에는 사람들이 여럿 쓰러져 있었다.

 

의식을 잃었는지 흉부 압박을 하고 있다.

 

 

 

누워 있는 사람들의 상황이 잘 파악되지 않는데, 밀고 올라가려는 시위대의 압력은 거세지고만 있었다.

 

 

 

"여기 의사 있습니까?" 라는 외침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시민과 경찰 여러 명이, 쓰러져 있던 또다른 한 사람에게 인공호흡과 가슴 압박을 반복하기 시작했다.

 

경찰들은 계속해서 의식을 차리지 못하는 이 사람을 안국역 4번 출구로 들고 나왔다.

 

다른 누워 있던 사람들도 들고 나왔다.

 

119 구급대가 인파를 헤치고 뛰어 들어올 때까지 경찰들은 4번 출구 앞에서만 10여분 남짓 심폐소생술을 반복했고, 출동한 구급대 역시 심폐소생술을 시도하더니 결국 들것에 실어 병원으로 갔다.

 

무대에서는 "지금 애국동지 네 명이 죽고 열 명이 다쳤다"는 방송을 반복해서 하고 있었다.

 

안국역 지하를 통해 헌재로 가려던 시민들은 계획을 바꾸어 안국역 지상에서 경찰을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압력을 못 이긴 한 시민이 철제 난간을 넘어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꽤 많은 수의 사람들이 안국역사거리 북단까지 밀고 올라왔다.

 

 

 

몇 명의 청년들이 인근 건물에서 촬영을 하고 있던 취재진을 때려서 쫓아냈다.

 

안국역 지하는 경찰들이 지키고 섰다.

 

 

 

나는 긴 차벽을 지나 차도로 들어서서

 

대형 스크린들만 덩그러니 탄핵반대 집회 영상을 중계하고 있는 율곡로를 따라 집으로 돌아왔다.

더이상 움직일 힘이 남아 있지 않았다.

 

이어지는 포스트 : http://zwarin.com/72


 

'세상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7년 4월 16일  (0) 2017.04.16
혼자 보낸 주말  (0) 2017.03.13
박근혜 대통령 탄핵  (0) 2017.03.10
봄을 시샘하는 소리  (0) 2017.03.09
3.1절 광화문  (0) 2017.03.01
성수동 프린팅공작소 탐방  (0) 2017.02.07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