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집으로 이사를 오기 전 살던 방이 있는 건물이 리모델링에 들어갔다. 급하게 이사를 하게 된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는데, 화장실과 세탁기를 공유하던 낡은 방들을 뜯어고쳐 새로운 임대주택으로 변모시킨단다. 수 년 전부터 이화동 벽화마을에 아기자기한 가게가 들어서고 이런저런 예술가들의 작업실도 들어서기 시작했는데 그런 반듯한 벽을 가진 집들이 충신동까지 확산돼온 것.


예술가들이 마을을 발전시키고 그래서 인해 오른 지대 때문에 예술가들이 쫓겨난다는 말은 현상의 절반만 보여주는 것같다. 스타벅스가 젊은 예술가들을 몰아내기 전에 그들은 이미 연변과 몽골의 이주노동자들을 몰아냈을거고, 어차피 누군가 들어왔다는 이야기는 누군가 나갔다는 얘기일 터.


내가 리모델링에 밀려 이사 오게 된 이 집은 두 모자가 미싱을 돌리는 작은 봉제공장이었다. 옆집 아주머니는 내가 밤새 드르륵대는 미싱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무척 반겼다.


나는 마당에서 번개탄을 피우고, 자전거로 창신시장에서 안주를 사 와 술을 마신다. 블로그의 글들을 가끔 소개하는 정도로 SNS 사용을 줄여보리라 생각했는데, 줄이느니 아예 그만두어야겠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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